실패의 전복적 잠재성

이용우


실패를 절망의 동반자가 아닌 성공의 잠재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실패의 내면에 숨겨진 회생 가능한 유전자 때문이다. 실패의 미래 가능성을 학문적으로 이론화한 담론들은 실패를 미화한 것이 아니라 과거 성공적 담론이 내세운 영웅적, 신화적 중심적 문맥을 뒤집어 탈영웅적이고 탈신화적, 해체적인 제안들을 유용하게 사용함으로써 성공의 담론과는 달리 처절한 호소의 피를 갖고 있다.

성공은 아우라를 숭배하지만 실패는 변방에서 수고한 노동의 가치와 미래를 위한 집단적 동력의 재충전을 위하여 봉사한다. 성공과 실패를 정치적 승리의 가치나 사회적 패자의 논리로 바라보지 않고 역사를 관찰한다면 패자의 담론에는 훌륭한 자기 거울보기가 있다.

실패가 성공의 종속적 가치일 뿐이라는 종래의 인식을 벗어나 또 다른 형태의 의미를 형성해가는 것은 실패의 종류와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차에 따라 다시 성공으로 전복되는 내재적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다.그러므로 실패는 항상 회복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 실패를 새롭게 바라보는 이론들은 실패가 성공의 반대어가 아니라 상대어로 간주하고 있다. 실패의 정치적, 사회학적 현상들을 이론화시킨 배경에는 우월주의적이고 단층적인 성공의 지배 이론이나 진리관이 불러오는 단층적 사고를 지양하고, 실패라는 소외의 영역을 최소화하는 탈중심적 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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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사회적 정화를 위하여, 그리고 성공을 위한 문화 행동으로서의 피드백이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사회, 정치적 공유를 위한 서클을 조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개혁을 위한 실패의 담론을 문화적 장치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실패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또는 실패와 유사한 사회적 행동이나 정치적 판단을 금하기보다는 실패를 공식화하여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실패의 담론을 환영하고 수용하는 지적 규범들을 만들어내는 의식의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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